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의원(민주통합당, 양주시․동두천시)이 국세청, 관세청,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해외계좌신고금액이 7.1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 현황>
(단위 : 명, 개, 조원)
구 분 2011년 2012년
인원수 계좌수 금액 인원수 계좌수 금액*
전 체 525 5,231 11.5 652 5,949 18.6
개 인 211 768 0.97 302 1,059 2.1
법 인 314 4,463 10.5 350 4,890 16.5
세부현황을 보면, 신고한 거소지 기준 세무서별로 개인신고자는 강남권에 법인 신고자는 강북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신고자의 62.6%가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나타났으며, 신고액은 전체 신고액의 6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언론사와 각종 은행 및 금융기관의 본사가 위치한 ‘남대문 세무서’가 법인 신고액이 많았다.
한편 정성호 의원은 주요 대기업들이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설립하여 역외 탈세행위를 할 우려가 높은 것에 착안하여,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집행한 해외투자 현황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삼성그룹이 소위‘조세천국’(Tax-Heaven)으로 불리는 케이먼제도에 4238만 달러(약 471억원)를 비롯하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우리나라와 조세조약 미체결국가에 투자되고 있어 조세피난 성격이 의심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세천국’ 주요국 투자현황>
(단위:USD)
구분 케이먼제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삼성 42,384,236 41,697,440 8,641,687 473,298,062
현대자동차그룹 160,000 0 118,806 1,339,332
정 의원은 [조세회피국을 통한 조세범죄 현황과 대응방안 모색]이라는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내고, 해외계좌신고제도는 ▲국적이 아니라 거주지 기준으로 신고대상을 선정하고 있고, 2년 간 국내에 거소를 둔 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신고면제를 해주어 사실상 신고회피행위를 규제할 방법이 없으며, ▲신고대상 법인에 역외탈세에 활용되는 금융투자회사, 금융지주회사 등을 제외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현재 국세청 등이 운용하는 역외탈세 방지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거주지 중심의 역외 과세기준을 국적 중심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의 [조세회피처 남용 금지법]과 같은 (가칭)역외거래 등을 통한 조세회피방지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성호 의원은 “정부가 조세회피 문제와 관련해서 자료제출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하면서, “삼성 등 기업들의 해외투자현황에서 나타난 것처럼, 외환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조세회피를 줄이는 것은 공평과세 실현과 세수확보효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위화감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조세정의네트워크가 지난 7월에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총 7천7백90억달러를 해외에 은닉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규모를 보인 바 있다. 정부 역시 지난 2011년부터 일선세무서에 ‘국제세원정보수집전담반’을 설치하는 등 역외거래를 통한 탈세를 적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개인과 법인이 해외에 개설된 계좌내역을 신고하도록 하는 해외계좌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기업거래로 위장하여 나타나는 자금세탁과 같은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어 사실상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거대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음이 이번 정성호 의원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광고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