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안고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유난히 심하고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문제가 바로 과도한 교육열이다.
그도 그럴것이 자원하나 없는 좁은땅에서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교육이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 교육열이 너무 지나쳐서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이 남아돌면서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있다.
이 교육열의 핵심은 바로 학벌 중시 풍조다.
우리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좀더 우위를 점하기 위한 좋은 무기로 학벌을 생각한다.
이 무기를 가지기 위해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학벌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자신들의 삶을 포기하고 있다.
특히 처자식을 외국으로 유학시키는 기러기 아빠를 보면 학벌지상주의의 어두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안타깝다.
이 학벌을 위해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똑같은 공부를 강요당하면서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 듯 획일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모두가 똑같은 스타일로 공부하면서 창의성을 철저히 배제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결국 이런 교육시스템 안에서는 창조적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
부모의 철저한 희생으로 모든 것을 공부시켜도 결국 남들과 비슷한 정도에 머무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우리사회는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획일적인 인재로는 이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출세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대학입시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감하는 다수는 이 문제가 결국 학교 공교육이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주입식 교육위주로 공부하면서 오직 시험만 잘 치를 수 있도록 요령만 터득하는 학교에서 아이에게 올바른 인성까지 교육할 것이란 기대는 욕심일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경쟁 때문에 인성이 바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주의에 사로잡히는 청소년을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은 당장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결국 학벌지상주의를 타파하는 수 밖에 답이 없다.
우리사회에서 학력차별이 없어진다면 아마도 교육이 안고 있는 다수의 문제점은 손쉽게 해결될 것이다.
고등학교를 나와도 대학 나온 사람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기회가 있고 지방대를 졸업한 사람도 일류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된다면 앞에서 열거한 여러가지 병폐는 한번에 해결 할 수 있다.
우리가 대학을 가는 이유는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지식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학졸업장을 위해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싶은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아닌 소위 간판이 좋은, 점수에 맞춘 학교와 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하다보니 4년간 공부해도 지식의 깊이가 없고 현실에 써먹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결국 사회에 진출해서 무시를 당하지 않고 좀더 많은 보수를 받을수 있다는 부정적 사회 통념이 개인의 인생과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형국이다.
이렇게 공부한 학생이 졸업하고 억지로 공부한 자기 전공분야 취업해 일하지 않거나 또는 일을 한다고 해도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고 효율적일 수 있을지 반문하고 싶다.
얼마전 한 지인이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왜 우리나라 은행은 대부분 대학졸업자를 채용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은행원 다수가 입출금 업무와 담보를 담당한다고 한다.
이 업무는 계산능력만 좋으면 초등학교 졸업자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펀드, 기업금융, 자산운용, 자산평가, 권리분석 등 은행의 다른 업무는 대학에서 배운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이 말의 취지는 국내 은행들이 그런 전문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고등학교를 나와도 똑같은 일을 동일한 효율로 한다면 급여도 동일해야 논리적으로 맞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학벌 때문에 차별을 받는일이 너무도 많다.
정부나 정치권, 교육계 등 우리사회 전반에서 학벌을 능력의 판단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부모님 등골빼고 시간 낭비하는 억지 공부는 더이상 할필요가 없다.
학벌에 대한 차별이 줄어든다면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도 인성을 키우는, 개성을 살릴수 있는 효율적인 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부모들이 아이들 교육 때문에 모든걸 희생하는 사회분위기도 개선 되면서 건강한 가정,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교육비가 부담되어 아이를 낳지 않는 부모도 줄어들고 따라서 출산률도 높일 수 있다.
사기업과 정부기관에서는 학력보다는 능력과 창의력 위주로 직원을 채용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이런 취지에서 로스쿨제도 보다는 사법시험 제도를 계속 존치시켜야한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어도 변호사가 되고 검사, 판사가 될 수 있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우리 사회가 교육정상화를 위한 학벌차별 철폐 계몽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다.
광고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