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일가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한정훈)은 3일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지난해 9월 8일 경기 포천시 자신의 집에서 뇌종양으로 시한부선고를 받고 의식불명에 있는 아버지 이모(56)씨를 목졸라 살해한 아들 A와 살해를 부탁한 누나 B, 살해를 방치한 어머니C 에게 배심원의 평결 및 양형의견을 고려해 유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거실에 누워 아버지의 목을 8분간 졸라 살해한 아들 A에게는 징역 7년, 딸 B는 징역 5년, 피고인들의 어머니이자 피해자의 부인인 C에게는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누나 B가 벌어오는 월 150만원으로 피해자의 치료비와 가족들의 생활비를 책임지는 등 생계가 곤란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B가 남동생 A에게 지난해 9월 8일 오후 1시경 포천시 자신들의 집에서 가족회의를 열고 아버지의 안락사에 대해 논의했지만 가족중 딸 D가 반대를 표시했다.
가족회의가 끝나고 딸D가 자리를 뜨자 B는 남동생 A에게 피해자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하고 A가 이를 승낙하면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하기로 공모했다.
이후 피고인들은 같은 날 오후 3시 30분경 거실에서 병환으로 거동이 불가능한채 누워 잠을 자고 있는 피해자를 어머니 C와 누나 B가 지켜보는 가운데 A가 약 8분간 목을 졸라 죽였다.
이들은 아버지가 지병인 뇌종양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허위로 신고하고 서둘러 화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아버지가 고통스러우니 자신을 죽여달라고 지속적으로 부탁했다고 하나, 위와 같은 피해자의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죽여달라고 부탁했더라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고, 연명치료 중단이라고 볼 수 없는데다가 의사가 관여하지도 않아 안락사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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