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직전에 지역구 내 116개 경로당과 1개 미등록 경로당(용현동 산호아파트), 그리고 송산, 신곡 두 곳의 노인종합복지관 등 경로 시설을 모두 방문하여 한가위 명절인사를 드렸다.
남녀의 수명 차이로 경로당마다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셨지만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탈무드의 경구를 떠올리며 한 분 한 분 두 손을 꼭 잡아드렸고, 마지막으로 송산노인복지관에서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무료 합동차례 행사에도 참석해 부모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정중히 인사드렸다.
지난 7년간 명절 때마다 인사를 드려온 중에 이번엔 경로당 회장님들이 많이 바뀌셨고 특히 드디어 경로당에도 여풍(女風)이 불어 할머니 회장님이 많아지셨는데, 하나같이 반갑게 맞아 주시면서도 예전에 비해 지역인사들이 어르신들께 명절인사 드리는 미풍양속이 사라지는 듯하다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경료효친이란 ‘경로(敬老)’와 ‘효친(孝親)’이 합쳐진 말로, 효친이란 ‘제 어버이를 공경하고 떠받드는 것’이고, 경로는 ‘이러한 효친의 마음을 이웃 어른이나 공동체 전체의 노인들에게까지 확대한 것’을 말한다.
이처럼 경로와 효친은 단지 공경하는 대상만 다를 뿐 웃 어르신을 공경하는 태도와 생활의 근본은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경문화와 그에 따른 대가족제도를 유지해 오면서 경로효친사상이 가정은 물론 사회윤리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
그러므로 경로효친이란 덕목은 의도적으로 지켜야 할 규범이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생활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래서 삼국시대부터 학교교육에서‘효경(孝經)’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쳤으며, 삼국유사를 보더라도 불교설화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효행(孝行)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효(孝)가 우리 민족의 일상생활 속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려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과학문명의 편익 못지않은 물질만능의 이기주의와 도덕성 상실, 인명경시풍조 등이 심화되며, 갖은 범죄와 가정파탄, 학교와 군대 내 폭력 등 심각한 병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법률을 만들고 제도를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는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경로효친사상의 확산과 정착이라고 본다.
건강한 사회의 근본은 경로효친사상의 실천에서 출발한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효경(孝經)은 “효는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사람의 모든 행실이 효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바르게 서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효는 출애굽기 20장 12절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구절이 말해 주듯 성경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은 지난 반세기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10위권 경제강국, 세계 8대 무역대국, 세계 IT와 각종 제조업을 선도하는 기술강국을 건설해 냈다.
하지만 이제 더 늦기 전에 우리 스스로를 찬찬히 살펴 볼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날 효와 예와 충이 살아 숨쉬던 동방예의지국의 좋은 면모를 되살려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경로효친교육을 강화하고 민간은 경로효친운동의 생활화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도 경로효친정신에 따른 교권확립으로 해결의 단초를 찾을 수 있고, 이것이 군대로까지 이어지면 군대문화도 훨씬 개선될 것이다.
역대 모든 대통령은 나름의 공과가 있지만 인간적으로도 본받을 점이 다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2008년 만 97세로 작고하신 부친 김홍조 옹께 매일 아침 (새벽조깅 직후) 문안전화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 점을 가장 본받고 싶었는데 솔직히 지금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 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이제부터 주말 이틀이라도 실천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모쪼록 경원일보 독자 여러분의 가정도 경로효친을 생활화하여 늘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이 되시길 바라며, 아울러 경원일보가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정론지로 꾸준히 발전하길 축원 드린다.
2014년 9월 17일 박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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