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권(의정부․양주․동두천)행정구역 자율통합 찬반토론회가 찬성·반대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11일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 주최로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여 동안 열린 이날 토론회는 개회식과 토론회 등 1부와 2부 행사로 나눠 진행됐으며 12명의 사회자와 토론자, 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토론회는 김성수 의원 의정부 김문원 시장 김상도 한나라당의정부갑당협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신흥대 안병용 교수의 주제발표와 조성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론 패널에는 윤종인 행정안전부 자치제도기획관, 안계철 의정부시의회 의장, 원대식 양주시의회 의장, 형남선 동두천시의회 의장, 유재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이항원 경기도의회 의원, 경기북부 참여연대 이주형 변호사, 경기북부 미래포럼 이경원 대표, 서정대학 염일열 교수, 홍순연 동두천시 사회단체협의회 부회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행정구역 개편의 장․단점에 대해 시민 이해 돕기 위해 마련”
토론에 앞서 김성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과 시민을 대표하는 지도자 여러분과 교수님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개최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는 통합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통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자리인 만큼 행정구역 개편의 장․단점에 대해 시민의 이해를 돕고 올바른 여론형성이 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개시는 한 형제”
이어 두 번째 인사말에 나선 김문원 시장은 “의정부 양주 동두천 모두 한 형제”라며 “3형제가 이제는 힘을 합쳐 지역발전을 이룰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정부는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원점에서 통합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통합해야 지역발전, 필요성 충분”
김상도 위원장은 “3개시군의 통합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고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한 뿌리 인 만큼 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대 안병용 교수)
“고양시와 남양주시 등 도시 틈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통합해야”
발제자로 나선 안병용 교수는 “전국 여러 지역이 통합되고 있고 행정도 수요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며 “백년전 행정구역 그대로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할 수 없다. 효율적, 생산적 정부를 만들기 위해선 행정개편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 당시 양주와 동두천 통합을 주민투표에 붙였으나 양주는 반대 동두천은 찬성으로 결국 통합이 무산된 전력이 있다”며 “90만 규모의 고양시와 60만 규모의 남양주시 사이에서 의정부와 양주 동두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3개시가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두천에 통합시 예산 10% 배정하면 통합 찬성”
토론자로 나선 홍순연 부회장은 “동두천에 통합시 예산의 10%를 고정적으로 지급해주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경원선축을 중심으로 통일대비 거점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포천과 연천이 함께 통합하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필요하면 인센티브 안줘도 통합 할 것, 정치권과 정부의 인위적 통합추진 반대”
염일열 교수는 “정치권이나 정부가 인위적으로 몰고가는 통합논의는 위험하다. 인구규모에 의한 통합논의는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 결국 중앙집권만 강화시키는 꼴이 된다”며 “통합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 자체가 통합에 문제가 많다는 반증이고 통합이 필요한 곳은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도 통합 할 것이다.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하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이는 과대포장 된 경향이 있다. 스위스의 겨우 대한민국 보다 작지만 지방자치단체가 3300개가 있다”며 “통합에 제시된 자료가 인증되지 않아 이 자료를 근거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민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2014년에 통합을 논하는 게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염 교수는 또 “여론조사나 주민투표는 많은 함정이 있다. 주민들이 긍․부정을 인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할 경우 여론이 호도 돼 졸속통합의 우려도 있다”며 “포천과 연천을 아우르는 포괄적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은 대세, 통합해서 새로운 도시로 태어나야”
이경원 대표는 “통합은 전국적인 사안이고 현 시국의 대세”라며 “20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기 전에 먼저 통합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야 새롭고 활기찬 도시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발전은 통합과 무관, 통합 전에 지역발전 막는 중첩규제 풀어야”
원대식 의장은 “통합에 반대 입장이다. 통합논의 이전에 의정부시민에게 법원과 검찰청, 의회, 시청, 경찰서가 양주로 이전해도 좋은지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시 명칭 등 이해관계를 명확히 알려준 뒤 찬반을 물어야 한다. 주민합의 없는 통합은 오히려 갈등만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통합을 못해서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통합 전에 공장하나 세우기 어려운 우리 지역에 규제를 먼저 풀어주는 대안을 내놓고 3개시 모두가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한배분과 조세체계 개편이 먼저 제시되어야”
경기북부 참여연대의 이주형 변호사는 “통합 논의 전에 중앙과 지방의 권한배분과 조세체계개편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이런 논의 없는 통합은 오히려 정부의 중앙집권만 강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작은 단위로 지역을 분화해야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며 “포천과 연천을 포함한 5개시군 확대 통합해야 하고 통합여부를 먼저 정해놓고 논의하자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재정 타파하기 위해 통합해야, 지역이기주의 이해관계 모두 버려야”
유재원 의원은 “과거 통합이 논의 될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단점만 부각시켜 통합이 무산된 전력이 있다. 3개시범시민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통합논의에 있어서 이해관계나 지역이기주의는 안된다”며 “의정부의 재정자립도가 42.4%, 양주가 47.8%, 동두천이 22.2%이고 1인당 세금부담이 의정부 31만원, 양주 48만원, 동두천 153만원이다. 또 의정부의 부채가 442억원에 전체예산의 5%수준이고 양주가 337억 9%, 동두천 310억 10%인데 어떻게 통합을 하지 않을 수 있나”고 말했다.
“그릇을 크게 만들어야 더 큰 것을 담을 수 있다”
윤종인 기획관은 “국토는 좁고 시군의 많아 주민 생활하고 행정구역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 경쟁력이 지역경쟁력이고 주민불편해소와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릇을 크게 만들어야 더 큰 것을 담을 수 있다”며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통합은 안해도 된다. 정부는 주민의견을 최우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기획관은 또 “9월 통합건의서가 제출되면 여론조사를 거쳐 지방의회의견을 청취한 뒤 불가피할 경우에 한해서만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향후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소수인 동두천을 배려해야”
형남선 의장은 “전제조건부 찬성으로 모든 권한은 국가가 가지고 있어 지방에는 권한이 없다”며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통합하려는 것 같다. 소수인 동두천을 배려한다는 합의가 있으면 찬성”이라고 말했다.
“의정부 인프라 구축 끝나, 80%예산 다른 지역에 쓸 수 있다”
안계철 의장은 “국․내외적으로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적 협조가 중요하다. 주민생활권이 비슷하고 여건도 같은 3개시․군이 통합해야 한다”며 “양주와 동두천의 많은 학생이 의정부로 통학하고 있고 많은 직장인들이 의정부와 양주, 동두천을 서로 통근하고 있다. 이는 동일 생활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센티브가 작다고 하는데 과거 호원동에서 양주를 연결하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국도3호선 우회도로를 만들기 위해 94년부터 계획해 2004년도인 14년 만에 개통 됐다”며 “이때 공사비 577억원이 모자라 의정부시가 채권을 발행했다, 지금도 이 빚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장은 “의정부는 인프라 구축이 끝났고 예산의 20%만 투입하면 된다”며 “통합이 되면 나머지 예산을 다른 지역에 쓸 수 있다. 통합하면 2013~2015년 까지 기다릴 것 없이 그 전에 발전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마지막 토론자인 이항원 의원은 “반대한다. 의정부의 20%라는 거짓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의정부는 뉴타운에 수천억원의 큰돈이 들어 간다. 고양시와 남양주시 사이에서 고사될 우려가 있다면 경기분도를 하면된다. 50만 넘으면 도시계획 할 수 있다는데 의정부는 도시계획이 끝났고 양주도 이미 2020년이면 도시계획이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정부가 분리되어 30년 동안 발전을 했다”며 “이제 양주가 발전하려는데 또 합치면 양주시는 손해다. 주민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발제자로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반대하는 사람을 세워야 했다”고 주장했다.
통합반대하는 시민 야유로 연설 지연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의정부와 양주시 시민 수백여명이 찬성․반대 입장을 담은 프랜카드를 걸고 토론회에 참석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일부 양주시민은 김문원 시장과 김상도 위원장의 연설도중 “의정부에 가서 해라”, “토론회에서 연설이 너무 길다”, “우리는 통합 못한다”등 야유를 보내며 강하게 항의해 연설이 중단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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