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중 시대가 변해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는 역사를 다룬 사극일 것이다.
이는 우리 조상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여전히 우리에게는 재미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위주의 드라마라 하더라도 역사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만큼 그 정확성이 요구된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도 정확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자료수집이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한 것은 바로 정확하고 방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덕분이다.
서양에서는 우리나라를 ‘기록의 나라‘로 부른다. 그에 걸맞게 2016년 현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을 총 13건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독일, 폴란드에 이어 세계 3위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아마 수많은 외침이 없었다면 더 오래되고 가치 있는 기록도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고조선 이래 유구하고 역동적인 한국사에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사서가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 1145년)임을 생각하면 세계 3위가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일도 먼 훗날에는 가물가물해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인간의 기억은 저절로 사실을 가공(기억의 편집)하는 경향이 강해서 개인의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특정매체에 기록을 한다.
그러면 기록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말, 생각, 행동을 문자, 음성, 이미지로 표한한 것을 말한다. 민간단체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민간기록물이라 하고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생산·보존·활용하는 것을 공공기록물이라고 한다. 어느 것이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몇 해 전 대통령 기록물인 남북정상 회담 회의록을 찾지 못했던 이슈를 생각하면 공공기록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병무청 역시 정부부처의 한 기관으로 병무역사에 관한 기록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국가기록원 국가기록관리 기관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960일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정부대전청사 1층에 우리나라 병무행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병무역사기록전시관‘을 개관하였다.
고대 남북극시대부터 현재까지의 병무행정 변천사를 시대별로 볼 수 있고,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징병검사장과 훈련소 등을 축소 전시하고 있다.
또한 간이 징병검사 시스템을 통해 본인의 신체등급을 알 수 있고, 3D 애니메이션 ’2020년 병무청 가는 길‘ 시청이 가능한 영상관 등 다양한 체험관도 있어서 중학교자유학기제와 연계, 학생들에게도 많은 인기가 있다.
특히 ’아픈 역사와 마주하기‘ 기획전시를 통해 병무청의 과오를 가감 없이 공유함으로써 반성과 성찰을 통해 ’청렴 병무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고, 병무청 직원들도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문하는 등 병무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병무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복무연수센터(충북 보은) 특별전시관 설치, 기록연구 전담조직 신설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하여 중장기적으로는 병무행정사료의 통합운영 콘텐츠인 병무청 '역사기록보존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병무역사를 정확히 남겨 소중히 활용하고 보존하려는 병무인들의 기록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뛰어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더 낫다.“는 말이 있다. 기록하는 습관은 너무나 중요하며, 그에 바탕한 기록은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다가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는 세계기록총회(ICA)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기록문화의 올림픽으로 올해에는 한국(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우리 병무청 역시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이라는 주제로 기록전시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기에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기록인들이 ‘기록으로 하나 되는 축제’를 경험하고 대한민국의 우수한 기록문화 전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고안내